필리핀 마닐라 의료봉사 후기 (2015.09.25~29)
필리핀 해외의료봉사를 준비하며...
필리핀에 가서 부채춤을 준비해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설마, 정말 저걸 하겠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는 현실이 되었고, 부채춤 팀장을 맡게 되어 팀원들과 부채춤을 배우게 되었다. 처음에 배울 때는 많이 혼나기도 하고 힘들었지만, 막상 하고 보니 정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것에 추가로 태권무까지 하게 되었는데, 뻣뻣한 몸을 가지고 힘을 주어 다리를 쭉 뻗고 높이 뛰고 하면서 ‘이것까지 꼭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특히 개강 후에 연습할 때는 학교공부에 까지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팀원들과 함께 연습하고 날이 갈수록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고, 전에 했던 걱정들이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어떤 대가를 위해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필리핀 현지 사람들이 한국의 전통춤을 보고 좋아해주고 아름답다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안고 필리핀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필리핀 해외봉사를 하며...
처음에는 그곳에서 험한 일은 당하지 않을까, 그곳의 사람들이 내 물건을 훔쳐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고 봉사하는 곳에 들어서면서 위험한 곳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내 생각과는 완전 달랐다. 의료봉사를 하는 나에게 더울까봐 부채질을 해주고, 고맙다고 몇 번씩 얘기하고, 혹시나 자신의 아이 때문에 힘들어할까 조심스러워 하는 정말 착한 사람들이었다. 학교에서 항상 어떤 사람을 만나던 선입견을 가지면 안 된다고 배웠음에도, 어느 샌가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그 사람들을 만나보기도 전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번기회를 통해 그런 나에 대한 반성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해외봉사를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날은 둘째 날에 했던 봉사이다. 어느 체육관 같은 곳에서 오전부터 오후까지 했는데, 오전에는 체중이나 혈압을 재거나 안내하는 것을 했고 오후에는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을 했다.열약한 환경 속에서도 너무 행복해하고, 친구와 말다툼을 하고도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곧바로 화해하는 아이들을 보며 정말 밝고 순수한 아이들이라는 것이 느껴졌고, 우리나라의 아이들과 새삼 다르다는 것이 느껴져 씁쓸하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꿈을 주제로 종이에 그려보는 것을 했었는데, 정말 다양한 꿈을 볼 수 있었고, 특히 ‘Love KOREA’라고 써져 있는 그림들을 보며 가슴 한 편이 뭉클하기도 하였다. 아이들과 친해지며 그림도 받고, 길거리 음식도 받고, 함께 사진도 찍었고, 내 또래 친구들까지 만나 정말 반가웠다. 비록 언어는 잘 통하지 않았지만 마음으로 통한다는 것이 어떤 건지 알 수 있었다.
봉사를 마무리 하며...
필리핀에서의 5일은 정말 빠르게 지나간 한 편의 꿈같았다. 마지막 날 다시 한국의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막막하기도 하면서 더 있다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헤어질 때 ‘나중에 꼭 다시 만나, 그날을 기다릴게’라고 하던 아이들이 생각나면서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봉사를 하면서 하루하루 몸은 피곤했지만 또 고마워하는 사람들을 보며 뿌듯함과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왜 교수님께서 가기 전에 ‘해외봉사를 통해 오히려 너희들이 치유를 받고 올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내가 행복한 환경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고, 내가 무언가를 나누어주지만 오히려 내가 더 많은 것을 얻어온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좋은 인연도 많이 알게 되어 좋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